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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의대 교수 - 몸을 써야 머리가 좋아진다

Saturday, June 3, 2017; 6:42 AM

존 레이티 하버드 의대 교수 - 몸을 써야 머리가 좋아진다.

고1의 46%, 고2의 52%는 땀 흘려 운동하는 시간이 주 1시간 이하, 고2 학생의 23%는 아예 운동 안해

"학업능력 저하·우울증 유발 원인… 매일 40분은 땀 흘려야 뇌 자극, 집중력·성취욕·창의성 증가"


존 레이티 미국 하버드 의대 교수는 “한국 학생들처럼 학교와 학원에서 대부분 시간을 앉아서 보내면 뇌 기능이 저하돼 오히려 성적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머리를 쓰지 않으면 몸이 고생한다고요? 사실은 그 반대입니다. 몸을 쓰지 않으면 머리가 고생하는 거지요."

존 레이티(Ratey·69) 하버드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세계적으로 운동기반교육(movement-based learning)을 강화하는 추세인데 한국은 역행하고 있다"면서 운동기반교육은 체육을 강조하고 일반 교과 수업시간에도 학생들이 최대한 많이 움직이고 몸을 사용하며 배우도록 하는 교육 방식이다." 라고 설명했다. 그는 "온종일 학교나 학원에 앉아 몸을 쓰지 못하게 하는 한국식 교육은 오히려 학생들 역량을 저하시키고 우울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고 했다.

몸을 써야 머리가 좋아진다는 게 레이티 교수의 지론이다. "학생들이 매일 최소 40분 신체 운동을 해줘야 뇌가 자극받고 학습 능력도 좋아진다"는 것이다. 그는 운동하면 뇌로 공급되는 피와 산소량이 늘어나면서 "세포 배양 속도가 빨라지고 뇌 안의 신경세포(뉴런) 역시 더 활기차게 기능한다"고 했다. 레이티 교수는 임상 실험을 통해 "아이와 어른 할 것 없이 운동을 하면 집중력·성취욕·창의성이 증가하고 뇌의 능력이 확장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아침에 '0교시 체육수업'을 도입한 미국 네이퍼빌 고교에서 학생들 학업 성취도가 2배 높아지고 스트레스는 줄었다. 레이티 교수가 이런 연구 결과를 정리해 2009년 낸 책 '운동화 신은 뇌'는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우리 몸은 인류가 수렵 채집을 하던 시절의 상태 그대로입니다. 당시 인류는 먹이를 사냥하기 위해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고도의 집중력과 창의성을 발휘했어요. 우리 뇌도 신체의 활발한 움직임과 함께 최상의 능력을 끌어내도록 진화했죠. 학생들을 좁은 교실에 가둬놓고 몇 시간씩 움직이지 말고 공부하라는 것은 뇌의 역량을 죽이는 것입니다." 지난해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한국 아동·청소년 패널 조사'에 따르면 고1의 46%, 고2의 52%는 땀 흘려 운동하는 시간이 주 1시간 이하라고 답했다. 고2 학생의 23%는 아예 운동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운동과 체육 수업의 중요성을 깨달은 여러 선진국에서는 '운동기반교육'을 강화하는 추세다. 레이티 교수는 "네덜란드 초등학교에서는 하루 2회 10분씩 매일 뜀뛰기, 스쿼트 등을 시키고 핀란드 유치원에서는 오로지 체육 활동과 놀이 위주로만 커리큘럼을 허락한다"고 했다.

레이티 교수 자신도 "최근 뉴욕 스태튼아일랜드 교육청과 협력해 중학교와 고교 각 1곳씩을 시범학교로 지정하고 0교시 체육 수업 도입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미국 전역의 학교 약 6만 곳에서는 서서 공부하는 책상(스탠딩 데스크)을 도입하고 실내 운동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레이티 교수는 "운동이 학습에 좋은 영향을 준다는 의학적 근거는 충분히 검증됐다"면서 "한국도 최소한 초등학교에서는 교육 모델을 운동 기반으로 바꾸도록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에게 최근 화두인 '인공지능 시대'에도 체육이 중요한지 물었다.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할수록 건강한 신체에 대한 인류의 열망도 높아질 겁니다. 그 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이 육체적·지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체육 수업을 게을리해선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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